nanjoo in NYC


편견; (명사) 공정하지 못하고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 [비슷한 말] 일편지견.


편견이라는 것도 하나의 관습법 같이 어떠한 규칙으로 작용하게된다. 은연중에 개인적으로 혹은 사회적으로 자리 잡아서 테두리를 정해 버려 벗어나려 노력하기 전에는 그 안에서 안주하게 되는 그런 것. 그런 편견들 안에서 허우적 되다가 정신을 차리게 되면 떠오르는 생각은 "왜?".. 그러다가 나름 납득할 만한 이유를 찾는 경우도 있지만 별 이유가 없는 경우도 많았다. 그럴 경우 한발짝 물러나 생각해 보면 새로운 세상이 보이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도 있다. 편견이라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게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이니깐 말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꼭 깨야만 하는 건축과 관련된 편견들을 한번 생각해 본다.

1. 건축인들은 젊을때의 박봉을 견뎌야 한다.- 전형적인 도제+선비+꼰데 예술가 등의 기질이 혼합되어 생겨난 잘못된 인식이다. 사람은 일한 만큼 댓가를 받아야 하고 그 댓가를 지불할 능력이 안되면 회사의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개편하고 고용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 경력이 짧은 사람은 어느 분야의 회사에서나 가르쳐 써먹어야 함에도 유독 건축사회만 가르쳐 준다는 댓가로 박봉에 대해 합리화 하려 한다. 사과나무에서는 사과가 나온다.

2. 건축인들은 밤을 세고 야근을 하는 것은 기본이다. - 전형적인 마초+도제+꼰데 예술가+잘못된 열정 등이 결합되어 생겨난 것이다. 밤을 세고 야근을 기본으로 하는 일이 즐거울 사람은 많지 않다. 거기서 느껴질 수 있는 즐거움은 노력에 대한 결과물에서 얻어 질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결과물이 꼭 그렇게 해야만 얻어 질 수 있는 것인지는 다시 생각해 봐야한다. 선진국의 많은 설계 회사들(디자인 사무소 제외)은 야근 수당을 주며 오버타임에 대한 열정에 대해 존중해 준다. 단, 오버타임이 너무 잦은 직원에 대해서는, 업무시간에 집중도가 떨어져 다른 이들보다 효율적으로 일을 처리 하지 못하는 직원이라는 평가를 받게 된다. 다른 것(경제성, 가족, 연애, 결혼, 취미, 친구, 자기시간 등등..)을 포기해 가며 비-능률적으로 매달리는 것과(매일 야근을 의무적으로 하다보면, 시간이 없기도 하고 시간을 때우기 위해서도 개인적인 일까지 업무시간중에 하게 될 겨우가 많다. 별로 당장할 필요가 없는 웹서핑이나 인터넷 쇼핑까지.) 효율적인 시간 관리와 여유를 가질때의 결과물과 함께 생활의 만족도까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결국 건축인도 인간이다.
 
3. 건축인은 지식인이다. - 건축인은 지식인처럼 보이고 싶어한다가 더 정확한 표현 일 것이다. ~~처럼 보이고 싶다는 기본적으로 그 분야에 대한 컴플렉스로 부터 생겨난다. 어려운 말을 쓰거나 잘 사용하지 않는 이상한 동사의 명사형을 쓰면서 스스로 만족감을 느낄때, 본인이 한말에 대해 본인은 100% 이해 했는지 먼저 자문해 봐야 할 것이다. 건축이라는 분야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타인과의 소통이라는 것을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진정한 지식인은 다른 이들이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는 개념을 그들이 이해 할 수 있는 언어로 표현 할 수 있어야 한다 생각한다. 옛말에 자신을 드러내려고 할 경우, 자신의 본 모습보다 더 화려하게 치장해서는 안된다 하셨다.

4. 도면과 현장은 다르다. - "저들은 그림만 그릴 줄 알지 아무 것도 몰라', 건축인으로서 듣는 수치스러운 말중에 하나다.  설계 하는 이들을 바라보며 현장의 건설인들이 갖는 인식에서 비롯된 말일텐데, 이를 두고 현장의 건설인들을 무식하고 감각없는 현실주의자라고 치부해 버린다고 해결 될 일은 아닌 듯 싶다. 처음 계획 도면과 현장의 사정이 물론 다를 수 있고 그로 인해 차이가 생길 수는 있다. 하지만 설계자가 조금만 부지런을 떤다면 현장 사정이 충분히 반영된 수정 도면이 나올 수 있을 것이고, 현장에서 발생하게 될 문제점을 미리 생각 해 볼 기회를 갖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현실과 동떨어진 말일 수 있지만, 편견을 깬다는 것이 다 그런 것을 이겨내는 도전이 아닐까?)

5. 건축은 예술이다. - 어느 분야나 그 분야의 최고의 경지에 이르면 예술의 세계에 들어가게 된다. 건축가들 중에도 예술의 세계에 계시는 분들이 세계적으로 많이 있다. 하지만 모든 이들이 최고의 경지에 오를 수는 없고, 이제 막 시작하는 학생이나, 건축 초년 생들은 더 말 할 나위도 없다. 그렇다면 예술로 승화 되기 이전에 우리가 할 수 있는 평범한 건축은 무엇을 추구해야 할지 고민해 봐야 한다. 

6. 건축가가 지은 집은 불편하다.  - 이건 정말 잘못 된 것 같다. 승효상 선생님의 글중에 '집은 세우지 않고 짓는다'라는 말씀이 의미하듯이, 설계의 과정은 고민과 문제해결의 사고 과정일 텐데, 그런 시간과 노력 끝에 나온 결과물이 잘 맞지 않는 옷이 되어버리는고, 별 다른 고민 없이 장사를 위해 지어진 집이나 아파트들이 더 살기가 편하다는 것은 어찌 생각해보면 넌센스이다. 소통과 현실 인식, 낮아지기 등의 말들이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