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설계 사무소의 생존 전략
NanJoo의 수다2011. 12. 16. 05:26
연일 앞으로 다가올 총선과 대선에 대비하여 여러 관련된 이들로 부터 정책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 중 서민 대책의 중요 사안중에 골목길 상권을 살린다라는 것이 있다. 이미 대형 체인점들이 다 장악해 버린 골목길에 자영업자들이 어떤 방법으로 살아 남을 수 있을지, 그 정책들이 과연 효과가 있을지 궁금해 진다.
건축계에도 골목길 상권의 부활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본다.
한국 건축계의 자영업자들이 몰락해 버린 가장 주요한 이유는 '아파트'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건축에서의 '아파트'는 시장 경제에서의 "할인점 (이마트, 롯데마트 등등..) 이라고 볼 수 있다.
대형 할인점들이 꼼꼼히 세워져 버리면서 동네의 슈퍼나 작은 상가의 시장은 문을 닫게 되었다. 나도 이마트를 즐겨 찾던 한사람으로써 이용하기에는 편리한 점이 많다. 아니 걸어 갈 수 있는 거리에만 있다면 당연히 이마트를 갈 것이다. 가격 싸고, 쾌적하고, 시식도 할 수 있고, 아이 쇼핑에, 요즘엔 영화관 백화점과도 연계가 되어 있다. 하지만 이런 할인점에 빼앗긴 자영업자의 생계 수단은 무엇으로 대체해야 할까? 이로 인해 중산층이 무너지고 소득양극화 현상은 심해 지고 있는 것이라 하지 않나.
아파트가 수도권부터 전국으로, 이제는 밀집이 필요 없는 농촌 구석까지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다. 아파트는 일단 규모가 필요한 일이다. 즉, 직원 두세명 되는 작은 건축사무소와 여윳돈 몇억 정도 있는 의뢰인이 만나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건설사가 등장해야 하고 조합원이나 정부가 주도한다. 따라서 이정도 규모의 일은 작은 설계 사무소가 맡을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실적이 좋고 그들과의 관계가 좋은 대형 사무소들에게 맡겨지고, 이로 인해 일부 몇개의 설계 사무소는 세계적으로 덩치를 뽐 낼 수 있을 만큼 커진 대신에, 소규모, 중규모의 설계 사무소는 사라지게 되었다.
건축의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 유럽과 일본은 어떠할까? 가까운 일본에서는 아파트나 집합주택에서 거주하는 비율보다 주택에 거주하는 비율이 월등히 높다. 자연스레 소자본을 가진 의뢰인이 많게 되고 그 많은 수요로 인해 작은 설계 사무소들에게 일감이 생기게 된다. 대학을 졸업하고 경력을 조금 쌓은 건축가들은 자신의 건축을 해보고 싶어 근질거리게 마련이다. 이런 이들에게 작은 규모의 주택설계는 자신의 이름을 건 건축가로서 등용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또한 주택이라는 특징이 다른 여타 건축과는 달라서 단순히 작은 사이즈에 간단한 일로만 치부 할 수 없다. 살면서 구석구석 손이 안 닿는 곳이 없는 특성상, 주인과 많은 생각을 공유해야 하고 작은 디테일까지 꼼꼼히 챙겨야만 한다. 이런 작업들은 건축가를 한층 더 성장 시키는 계기로도 작용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미 잔뜩 생겨나 버린 아파트들을 다 부셔버리고 주택을 짓자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설령 인구가 현저히 줄어 그런 상황이 온다 할지라도 우리 세대에서는 아닐 것이다. 이미 이러한 상황을 경험하고 있는 선진국들 중 특히 뉴욕의 경우가 우리나라에 아파트가 가져온 상황과 가장 비슷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뉴욕 특히 맨하탄도 상황이 그리 좋지는 않다.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대형 사무소들과 직원 몇명을 둔 소형 사무소로의 양극화가 뚜렷하다. 뉴욕의 소형 사무소들은 주로 인테리어와 근교의 작은 주택이 그들의 일이다. 가끔 운이 좋으면 근교의 오피스 건물도 맡을때도 있지만 요즘같이 경기가 좋지않아 아무도 투자하려 안할때는 그나마도 없다. 맨하탄에서는 신축이란 거의 없다고 가정해 버린다 따라서 맨하탄의 설계 사무소는 인테리어 사무소와 별 구분이 없다. 인테리어는 주택과 상점 관공소등 다양하지만 비싼 렌트비 때문에 수지 타산이 맞지 않으면 바로 방빼야 하는 뉴욕의 특성상 상점들의 인테리어가 많은 편이다.
일부 설계 사무소의 소장들은 주로 학교에 출강하여 학생들을 가르치며 자신들의 이상적인 '아트'한 설계를 하는 곳도 꽤 많이 있다. 그들의 주 수입은 학교와 강연, 출판등 주로 학술적인 곳에서 나오고 설계 사무소는 그저 자신의 상태를 유지키 위한 투자정도로 생각한다. 꽤나 이름이 있는 사무소임에도 불구하고 지어진 건축은 단 한개도 없는 경우도 보았다.
뉴욕에서 단순히 배울 수 있는 해법은 두가지이다. 인테리어를 경시하지 말라와 강의를 해라. 한국에서 작은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는 많은 분들도 아마 저 두 분야에 적을 두고 있는 분이 많다고 알고 있다. 단 인테리어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고 싶다. 이미 많이 상업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인테리어'라는 말보다는 보존/재개발 이라고 표현하면 어떨까? 영어로는 preservation 또는 revitalize라고 보면 되려나. 이미 서울 시내를 빼곡히 차지하고 있는 다양한 종류의 건물들을 지금까지는 뉴타운이라는 정책으로 주민들을 싹 비워내고 멋진 아파트를 짓게 하며 그에 따른 손익계산에 머리가 복잡해 진다. 하지만 박원순 시장의 새 뉴타운 정책은 바뀔 것이라고 한다. 밀어내기식 뉴타운은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으며, 저층 주거 또는 부시지 않는 재개발을 지향 한다고 한다. 이러한 정책들 가운데서 보존/재개발의 분야에 관심을 드러내는 소형 설계 사무소의 일감이 생겨나기를 기대해 본다.
도시가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미적 요인은 축척된 시간의 흔적들이다. 오래된 강북의 북촌이나 서촌과 이제 막 지어지는 신도시들과 비교해 보면 그 미학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시간이라 함은 단순히 시간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지구가 생겨난 이래 지구 어디나 똑같은 시간이 흘러왔을테니깐 말이다. 시간은 그 시간동안 그곳을 지켜왔던 '사람'들의 흔적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역시 중요한 것은 '시간' 보다는 '사람'이다. 몇명의 계획가에 의해 깔끔하게 생겨난 곳이 아닌 오랜 시간동안 그곳에 살아왔던 '사람'들이 적응하면서 만들어내는 그 흔적들이 도시를 아름답게 만든다. 이제는 서울도 지나간 흔적들을 지우고 새로 인위적으로 만들어내는 방식보다는, (아무리 아파트밖에 없는 동네라 할지라도..) 기존의 환경을 존중하고 그 안에서 보다 살기 좋게 만들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건축계에도 골목길 상권의 부활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본다.
한국 건축계의 자영업자들이 몰락해 버린 가장 주요한 이유는 '아파트'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건축에서의 '아파트'는 시장 경제에서의 "할인점 (이마트, 롯데마트 등등..) 이라고 볼 수 있다.
대형 할인점들이 꼼꼼히 세워져 버리면서 동네의 슈퍼나 작은 상가의 시장은 문을 닫게 되었다. 나도 이마트를 즐겨 찾던 한사람으로써 이용하기에는 편리한 점이 많다. 아니 걸어 갈 수 있는 거리에만 있다면 당연히 이마트를 갈 것이다. 가격 싸고, 쾌적하고, 시식도 할 수 있고, 아이 쇼핑에, 요즘엔 영화관 백화점과도 연계가 되어 있다. 하지만 이런 할인점에 빼앗긴 자영업자의 생계 수단은 무엇으로 대체해야 할까? 이로 인해 중산층이 무너지고 소득양극화 현상은 심해 지고 있는 것이라 하지 않나.
아파트가 수도권부터 전국으로, 이제는 밀집이 필요 없는 농촌 구석까지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다. 아파트는 일단 규모가 필요한 일이다. 즉, 직원 두세명 되는 작은 건축사무소와 여윳돈 몇억 정도 있는 의뢰인이 만나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건설사가 등장해야 하고 조합원이나 정부가 주도한다. 따라서 이정도 규모의 일은 작은 설계 사무소가 맡을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실적이 좋고 그들과의 관계가 좋은 대형 사무소들에게 맡겨지고, 이로 인해 일부 몇개의 설계 사무소는 세계적으로 덩치를 뽐 낼 수 있을 만큼 커진 대신에, 소규모, 중규모의 설계 사무소는 사라지게 되었다.
건축의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 유럽과 일본은 어떠할까? 가까운 일본에서는 아파트나 집합주택에서 거주하는 비율보다 주택에 거주하는 비율이 월등히 높다. 자연스레 소자본을 가진 의뢰인이 많게 되고 그 많은 수요로 인해 작은 설계 사무소들에게 일감이 생기게 된다. 대학을 졸업하고 경력을 조금 쌓은 건축가들은 자신의 건축을 해보고 싶어 근질거리게 마련이다. 이런 이들에게 작은 규모의 주택설계는 자신의 이름을 건 건축가로서 등용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또한 주택이라는 특징이 다른 여타 건축과는 달라서 단순히 작은 사이즈에 간단한 일로만 치부 할 수 없다. 살면서 구석구석 손이 안 닿는 곳이 없는 특성상, 주인과 많은 생각을 공유해야 하고 작은 디테일까지 꼼꼼히 챙겨야만 한다. 이런 작업들은 건축가를 한층 더 성장 시키는 계기로도 작용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미 잔뜩 생겨나 버린 아파트들을 다 부셔버리고 주택을 짓자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설령 인구가 현저히 줄어 그런 상황이 온다 할지라도 우리 세대에서는 아닐 것이다. 이미 이러한 상황을 경험하고 있는 선진국들 중 특히 뉴욕의 경우가 우리나라에 아파트가 가져온 상황과 가장 비슷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뉴욕 특히 맨하탄도 상황이 그리 좋지는 않다.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대형 사무소들과 직원 몇명을 둔 소형 사무소로의 양극화가 뚜렷하다. 뉴욕의 소형 사무소들은 주로 인테리어와 근교의 작은 주택이 그들의 일이다. 가끔 운이 좋으면 근교의 오피스 건물도 맡을때도 있지만 요즘같이 경기가 좋지않아 아무도 투자하려 안할때는 그나마도 없다. 맨하탄에서는 신축이란 거의 없다고 가정해 버린다 따라서 맨하탄의 설계 사무소는 인테리어 사무소와 별 구분이 없다. 인테리어는 주택과 상점 관공소등 다양하지만 비싼 렌트비 때문에 수지 타산이 맞지 않으면 바로 방빼야 하는 뉴욕의 특성상 상점들의 인테리어가 많은 편이다.
일부 설계 사무소의 소장들은 주로 학교에 출강하여 학생들을 가르치며 자신들의 이상적인 '아트'한 설계를 하는 곳도 꽤 많이 있다. 그들의 주 수입은 학교와 강연, 출판등 주로 학술적인 곳에서 나오고 설계 사무소는 그저 자신의 상태를 유지키 위한 투자정도로 생각한다. 꽤나 이름이 있는 사무소임에도 불구하고 지어진 건축은 단 한개도 없는 경우도 보았다.
뉴욕에서 단순히 배울 수 있는 해법은 두가지이다. 인테리어를 경시하지 말라와 강의를 해라. 한국에서 작은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는 많은 분들도 아마 저 두 분야에 적을 두고 있는 분이 많다고 알고 있다. 단 인테리어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고 싶다. 이미 많이 상업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인테리어'라는 말보다는 보존/재개발 이라고 표현하면 어떨까? 영어로는 preservation 또는 revitalize라고 보면 되려나. 이미 서울 시내를 빼곡히 차지하고 있는 다양한 종류의 건물들을 지금까지는 뉴타운이라는 정책으로 주민들을 싹 비워내고 멋진 아파트를 짓게 하며 그에 따른 손익계산에 머리가 복잡해 진다. 하지만 박원순 시장의 새 뉴타운 정책은 바뀔 것이라고 한다. 밀어내기식 뉴타운은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으며, 저층 주거 또는 부시지 않는 재개발을 지향 한다고 한다. 이러한 정책들 가운데서 보존/재개발의 분야에 관심을 드러내는 소형 설계 사무소의 일감이 생겨나기를 기대해 본다.
도시가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미적 요인은 축척된 시간의 흔적들이다. 오래된 강북의 북촌이나 서촌과 이제 막 지어지는 신도시들과 비교해 보면 그 미학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시간이라 함은 단순히 시간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지구가 생겨난 이래 지구 어디나 똑같은 시간이 흘러왔을테니깐 말이다. 시간은 그 시간동안 그곳을 지켜왔던 '사람'들의 흔적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역시 중요한 것은 '시간' 보다는 '사람'이다. 몇명의 계획가에 의해 깔끔하게 생겨난 곳이 아닌 오랜 시간동안 그곳에 살아왔던 '사람'들이 적응하면서 만들어내는 그 흔적들이 도시를 아름답게 만든다. 이제는 서울도 지나간 흔적들을 지우고 새로 인위적으로 만들어내는 방식보다는, (아무리 아파트밖에 없는 동네라 할지라도..) 기존의 환경을 존중하고 그 안에서 보다 살기 좋게 만들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