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한 사회
역사적인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그리고 구속까지 되었고 단기간에 선출되어야 하는 다음 대통령을 위해 많은 토론이 열리고 있다. 이중 가장 많이 주장되어지는 것은 적폐 청산과 새로운 사회, 개혁 등등이겠지만, 나의 관심이 가장 가는 주제들은 공정한 사회이다. 이런 이슈들을 연이어 말하는 이재명 시장이 관심이 많이 가는 인물이기는 하나, 대통령까지는 힘들지 않나 생각이 든다.
오늘 심상정 의원이 공정한 사회를 위해 고등학교를 개편하겠다는 공약을 보았다. 특목고를 폐지 하고 기존 20%를 밑도는 직업양성 고등과정을 OECD 평균인 50%에 근접하게 올리겠다는 것인데, 일단 심상정 의원은 개인적으로 지금 나와있는 대선 후보들 중에는 가장 한표를 던지고 싶은 분이기는 하나, 이 멀리서 나마 던지는 나의 소중한 한표가 사표가 될까 걱정이 되어 차선을 선택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일단 이 공약을 읽으면서 글을 남기고 싶게 되었다. 고등학교를 개편하겠다는 것은, 대학의 서열화로 출신 대학이 신분계급이 되어버리고 이를 위해 고등학교까지 서열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교육의 근본적인 폐단을 없애고자 한다는 것이다. 백번 동감하며 나아가 조금 더 넓은 범위에서 생각을 하게 되었다. 공평한 사회는 무엇이고 이런 제도를 고치면 조금 더 다가갈 수 있는 것일까?
알면서 묵인하고, 떄로는 스스로 부정하는 우리나라의 시급한 개선점은 계급사회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일제 강점기에 억눌려 살다가 (일본인이라는 계급위의 사람들 밑에 있는 계급사회) 해방이 된지 이제 70년 밖에 안지났고, 그 짧은 시간에 우리는 산업화와 민주주의를 이룩했다고 여겨지고, 물질적 풍요에 마치 선진국인양 살아가고 있지만, 불과 70년 전에는 나라없는 피지배 계급이었던 것이다. 비슷한 사례로 미국의 흑인들도 비록 150년 전에 링컨이 흑인 노예제를 페지 했지만, 불과 1950년대에도 흑인 백인 전용 같은 차별이 엄연히 존재했었고, 흑인 인권 운동으로 모든 차별이 없어졌다고 여겨진지도 불과 몇십년 되지 않았다. (사실 정확한 기간을 특정하기 어려운 것은 아직도 암암리에 차별은 존재 하기때문이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과 그로인한 영향은 바뀌는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시간이 필요하지만 우리도 그 시간 동안에 노력해야 한다. 이재명 시장이나, 심상정 의원 같은 구호나 제도 개편이 그 시작이 될 수 있겠다. 내가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은, 어떻게 보면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논리 일 수 있겠으나, 사람에 대한 존중이다. 제도가 잘 되어 있어 어떤한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어느정도의 소득과 인간적인 생활이 보증되고, 그로 인해 기본적인 생활은 물론 문화 생활을 영위하게 되어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 서로에 대한 선입견이나, 차별이 줄어 들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것의 궁긍적 목표는 존중이다. 모든 사람을 존중한다는 자세라면, 그 사람이 나온 학교, 직업, 소득, 재산, 인맥, 지위, 등등을 이유로 나보다 낮고 나보다 낫다 판단하지 않을 것이다. 졸부의 나라에서는 중요한 것이 돈이었고, 권력이었고, 또 돈많은 사람 혹은 권력자와 얼마나 가까운지 (그만큼 비리가 판을 쳤다는 증거)가 사람을 평가하는 잣대였다. 특히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해방후 극히 짧은 시간에 경제적 성장으로 전형적인 졸부의 나라가 되어버렸으니,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고 생각이 된다. 거기다 우리나라는 나이에 따라 존대 하는 문화가 있어서 (기본적으로 나이 많은 사람을 존중하는 것은 좋은 문화라고 생각한다) 처음 사람을 만나게 되면, 머릿속으로 그 사람에 대해 가늠부터 하게 된다. 몇살일까, 머하는 사람일까, 등등. 이러면서 쉽게 대입할 수 있는 몇개 안되는 잣대, 이를테면 출신 학교, 지역, 직업 등등으로 사람을 어떤 전형적인 그룹으로 분류를 하게 된다. 여기서 자연스럽게 생활속 차별적 선입견이 발생한다. 과정을 조금 보태자면 스스로 상대와 나의 계급을 지정해 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짧지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만났던 사람중에는, 물론 흔히 말하는 잘난 사람들이 정말 대단한 사람도 있었지만, 그리 잘 나가 보이지 않았던 사람들이 정말 생각이 깊고, 세상을 보는 안목이나, 삶에 대한 자세가 훌륭한 사람도 많이 만났었다.
공정한 사회를 위해 먼저 기득권자들부터 가진 것을 내려놔야 한다고는 하지만, 그전에 일단 내가 누구보다 위이고 누구보다 아래이다라는 잣대를 스스로 버리는 것이 출발점인것 같다. 다양한 사람의 각자의 가치를 존중하기 위해선 먼저 그들을 판단하는 몇개 안되는 잣대부터 버려져야 하고, 일단 그 사람의 눈부터 봐야한다. 혈액형 4가지 종류가 모든 사람의 성향을 대변한다는 환상처럼, 우리나라는 몇개 안되는 분류, 때로는 진보 보수같은 흑백론으로 사람들을 재고 선택을 강요한다. 하지만, 성향이 완전 같은 사람은 이 세상에 단 한명도 없다는 점을 기억하고, 많은 사람들의 다양성과 그들의 능력, 제일 중요한 각각의 존재감을 인정해 주는 사회가 되어야 진정한 공정한 사회가 될 것이다.
이러한 이상적 주장을 실제 사회에서 만들어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많은 분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고, 새로운 대통령과 그의 정부는 인본주의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추구하는 정부가 되길 소망한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정부나 시스템은 그들대로 바뀌어야 하지만, 먼저 우리부터 바뀌어야 한다. 나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