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좋아져서 거리감이 없어졌다는 말은 이제 너무 진부할 정도로 실생활에 너무 자연스럽게 사용되어지고 있는 듯 하다.
아들이 집을 떠나 일년이 되도 스카입으로 간간히 얼굴을 보고 대화하는 부모님은 아들이 별로 많이 보고 싶진 않으시단다. 사실 나도 한국이 가고 싶은거지 (족발,순대 등등 때문에) 부모님 모습이 그립다라든가 그런 기분은 잘 안나는게 사실이다.
이 스카입을 이용해서 지난 1월에 남다른 체험을 했는데 초,중 동창에 인선파 멤버, 유학까지 미국 동부지역 비슷한 동네로 같이 온 씸군과 그 짝꿍 효양의 결혼식을 스카입을 통해 참석했었다.
먼저 다른이들에게 간단히 이둘과의 인연을 소개하자면 (과연 간단하게 할수 있을까?) 씸군은 위에도 설명했듯이 그렇게 그런 나와 가장 친한 친구놈들중 하나이다. 미국으로 유학와서는 나는 결혼해서 와서 괜찮았지만 혼자 온 저녀석은 주말에 심심하다며 필리에서 뉴욕까지 거의 매주 오다시피 하면서 놀았다. 물론 그 덕에 나도 미국에서 친구 없어 외롭다든가 하는 기분은 못느끼고 살았던 것 같다. 그에 비해 여기는 쩡도 그렇지만 나도 친구가 없어서 친구 없는 외로움을 부쩍 느끼고 산다. 그 수다를 블로그로 풀면서 엄청난 스크롤의 압박을 이루어 가고 있는 듯...--; 그리고 효양은 나와 같이 만나교회 청년부에서 성가대부터 히스 워십팀 을 같이 하며 많이 도와주고 친하게 지내던, 그리고 쩡과는 중학교 동창이며 중학교 시절부터 교회에서 거의 짝꿍같이 친하게 지내는 쩡의 가장 친한 친구중의 한명이다.
저둘이 만나게 된 계기는 내가 끔찍히도 싫어하는(저 둘에게는 좀 미안하지만.) 퀸즈의 집에서다.(그래도 나름 좋은 기억도 많이 있긴 하지..) 대학 졸업하자 마자 엘살바도르에 가서 살던 효정양은 우리가 뉴욕으로 유학가게 되었다고 뉴욕으로 놀러오게 되었다. 유학초기인지라 위에도 설명했듯이 그때 씸군도 주말이라 자연스레 뉴욕으로 올라왔었다. 처음 씸군이 올라올 것이라는 소식을 들은 효양은 끔찍한 표정을 지으며 싫어라 했다. 그 당시 얼굴의 여드름 때문에 썡얼 드러내기 싫어하는 효양이었기에 이해가 되지만 어쩌겠는가 쌩얼때문에 올라오지 말라는 이유는 우리에겐 통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 둘은 그 좁아터진, 쩡과 내가 살아도 좁아 터져서 서로 길을 비켜주며 살았던 그 집에 오게 된것이다. 그 뒤에 이야기는 굳이 설명을 안해도 다들 상상히 될것이다. 좁아터진 집에 부부 한커플과 결혼 적령기 남녀 한쌍. 2박 3일 둘이 같이 있으며 뉴욕 여기저기 같이 다녔더니 엘살로 돌아간 효양과 필리로 돌아간 씸군은 우리를 거치지 않고 자기들끼리 연락을 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고 어찌나 대견하던지...
그 둘이 만난 날인지 그 다음날인지 둘다 술기운 조금 오를 정도로 술을 먹고서는 우리집 창문을 넘어 비상용 계단을 타고 옥상에 올라가 별을 보며 가슴에 담아가고 싶다나? 하는 유치찬란한 말로 효양을 꼬시던 씸군이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인연이란게 있긴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효양이 엘살을 가지 않았더라면 한국에 있을때 가끔씩 씸군이 소개팅 운운하며 협박했을때 한국에서도 어쩌면 둘이 만났을지도 모른다. 아니 가능성이 아주 크다. 그게 효양이 엘살행을 택하면서 이뤄지지 않았지만 뉴욕까지 와서 만나 결혼하다니. 쩡과 내가 그리 힘써서 둘에게 해준건 없지만. 둘이 인연이라 생각하고 평생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
그럼 다시 결혼식으로 돌아가서, 원래 이런 사연을 가진지라 우리도 한국에 가서 결혼식에 참여하려 했으나 여러가지 복잡한 일이 얽히면서 가지 못하게 됐다. 결혼식 당일날 씸군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신부화장하고 있는 미용실에서 노트북을 켜놓고 스카입을 하자며 연결이 걸려왔다. 때마침 식장이 무선인터넷 존이라는 정보도 입수하고 그럼 원격 결혼식 참석을 한번 해보자 결정을 하고 씸군도 적극 협조를 약속했다. 하지만 결혼식이 다가오며 신랑은 당연히 바빠지기 마련이기에 씸군과는 연락이 안되고 우리는 포기를 했었다. 그때 혜성처럼 등장한 한명의 여인 바로 현정양이다.
현정양은 또하나의 쩡과 가장 친한 친구이다. 여인의 가녀린 팔로 씸군의 그 무식하게 무거운 맥북을 들고 다니며 결혼식을 보여줘서 다시한번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효양의 동생 은정양은 우철군과 짝을 이뤄 언니의 결혼식 축가를 부르기까지. 이 축가는 아마 우철군이 노래방 스타에서 결혼식이라는 양지로 나오게 된 첫 계기 일것이다. 저 노래방에 익숙한 마이크잡이를 보라. 우철군은 인선파 멤버이자 역시 나와 가장 친한 친구놈들 중 한명이다. 노래방 스타 우절군을 축가로 세운 씸군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저 둘의 축가 연습 에피소드를 전해 들었는데, 둘은 전혀 면식이 없는 상태에서 둘다 근무처가 여의도인지라 퇴근후 정기적으로 만나 노래방에 가서 연습을 했다는..ㅋㅋ
나절 : "어 왔어요?"
은정 : "예~안녕하세요?"
나절 : "네~ 그럼 들어가죠?"......"부를까요?"
이런 상황이었지 않았을까..?ㅋㅋ
거기에 더 놀란 것은 이것이다.
신랑 씸군이 효양에게 보내는 선물로 결혼식에서 노래를 불러 제꼈다. 그것도 무한궤도의 그대에게...나절과 은정양의 듀엣과 씸군의 무한궤도! 난 순간 친구들과 한국에 노래방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들정도로 익숙한 상황이었다. --;
멀리서였지만 반가운 얼굴도 많이 보고 결혼식도 꼭 참석 한것 같은 기분이라 좋았었다.
현정의 노력과는 정 반대되게 내 친구들에게 넘겨진 노트북은 천대 받기 시작하더니 재원이의 손에 들어간 후에는 기어히 접속이 끊겼다. 역시..녀석들은 나를 실망시키 않는다. 언제나..다음에 기회가 되면 인선파에 관한 포스팅을 해봐야겠다.
너무 즐거운 마음으로 축복하며 결혼식을 보던 우리는 한가지 섭섭한 일이 있었으니..
웨딩 촬영이었다.
결혼식 참석의 꽃은 눈도장과 사진 기록 남기기이다. 머 나야 실제로 참석한것도 아니고 이렇게 법석을 떨었으니 그들에게서 잊혀지진 않겠지만 그래도 괜히 찍히고 싶은 욕심이 생겨 우철에게 부탁해서 우철이 놋북을 들고 단상으로 갔으나 씸군의 한마디에 거절 당하고 그냥 이렇게 멀리서 바라봐야만 했다. 씸군아 놋북이 찍히는게 그렇게 싫었냐?
이렇게 결혼한 이들은 이제 6월이면 아기 엄마 아빠가 된다. 아기라니..상상도 안되고 엄두도 안나지만 부러운건 어쩔수 없다. 행복한 녀석. 잘 살아라. 교회는 꼭 빠지지 말고 다니고 알았지?

